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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의원 “주거 안정 민생의 핵심 과제. 과열된 시장 안정시키는 것은 집권 여당으로서 당연한 책무”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부겸 후보가 31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부겸 후보가 31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은 31일 여당의 부동산 3법 처리에 대해 ‘독재’라고 반발하는 미래통합당을 향해 “누가 누구더러 독재라고 눈을 부라리나”라고 일갈했다.파워볼사이트

민주당 8월 당 대표 선거에 나온 김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통합당은 발목잡기와 무조건 반대만 하다 21대 총선에서 이미 심판받지 않았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주거 안정은 민생의 핵심 과제”라며 “과열된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은 집권 여당으로서 당연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또 “시장을 제어하는 법안은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토론 의지가 없는 야당과 협상하느라, 시간을 질질 끌다 보면 통과되어도 별 무효과이기 일쑤”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아무리 속상해도 독재란 말은 함부로 쓰면 안 된다”며 “문재인 정부는 기본권을 제한하지도, 부정선거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에 들어와 반대해라. 대안을 내놓으라”며 ” 툭 하면 장외투쟁이라니 지겹지도 않나. 물귀신처럼 같이 빠져 죽자고 하지 마라”고 쏘아붙였다.

김 전 의원은 “공수처 후속 3법도 그렇다”며 “현 공수처법에는 야당이 동의하지 않는 공수처장은 뽑을 수 없는데, (통합당은) 아예 공수처 출범 자체를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與 표결 강행 ‘임대차 3법’ 조목조목 비판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이 지난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이 밀어붙인 ‘임대차 3법’에 반대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이 지난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이 밀어붙인 ‘임대차 3법’에 반대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우리나라 1000만 인구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법을 만들 때는 최소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무엇인지 점검해야 합니다.”파워볼사이트

31일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관련 기사 댓글란 등 온라인 공간 곳곳에서는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서울 서초갑)의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이 표결을 강행한 일명 ‘임대차 3법’을 비판하며 한 연설이 화두에 올랐다. 약 5분 간 이어진 윤 의원의 발언이 담긴 영상 밑에는 “속이 뻥 뚫린다”, “눈물이 난다”, “레전드(전설) 영상”, “윤 의원을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등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같은 당 의원들은 물론, 평소 여야를 가리지 않고 독설을 쏟아내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까지 “이제야 (통합당이) 제대로 하네”라면서 치켜세웠다.

윤 의원은 전날 본회의 단상에 올라가 “이 자리에서 오늘 표결된 주택임대차법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려고 나왔다”며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말로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제가 지난 5월 이사했는데 이사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집주인이 2년 있다가 나가라고 그러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을 달고 살고 있다”며 “그런데 오늘 표결된 법안을 보면서 제가 기분이 좋았느냐,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따. 윤 의원은 “제게 든 생각은 4년 있다가 꼼짝없이 월세로 들어가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었다”며 “이제 더 이상 전세는 없겠구나, 그게 제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윤 의원은 “임대 시장은 매우 복잡해서 임대인과 임차인이 서로 상생하면서 유지될 수밖에 없다”며 “임차인을 편들려고 임대인을 불리하게 하면 임대인으로서는 가격을 올리거나 시장을 나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차인을 보호하는 데는 절대 찬성하지만 정부가 부담을 져야지 임대인에게 세놓는 것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순간 시장은 붕괴하게 돼 있다”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저금리 시대가 되면서 전세 제도가 소멸의 길로 들어섰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전세를 선호한다”며 “그런데 이 법 때문에 너무나 빠르게 소멸되게 생겼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문제가 나타났을 때 정말 불가항력이었다, 예측하지 못했다 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느냐”며 “제가 임대인이라도 세놓지 않고 아들, 딸, 조카한테 들어와서 살라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불가항력이고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100번 양보해서 그렇다 쳐도 1000만 인구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법을 만들 땐 최소한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뭔지 점검해야 한다”며 “그러라고 상임위원회의 축조 심의 과정이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은 임대인에 대한 인센티브, 고령 임대인 배려 문제, 부자 임차인 보호 문제 등을 예로 들었다.

‘임대차 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난 30일 미래통합당 의원 중 윤희숙·조수진 의원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연합뉴스
‘임대차 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난 30일 미래통합당 의원 중 윤희숙·조수진 의원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연합뉴스

윤 의원은 “도대체 무슨 배짱과 오만으로 이런 것들을 점검하지 않고 이걸(임대차 3법) 법으로 달랑 만드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 법을 만든 분들, 그리고 축조 심의 없이 프로세스(절차)를 가져간 더불어민주당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전세와 부동산 정책의 역사, 민생 역사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는 경고로 발언을 마쳤다.파워볼게임

온라인 공간에서 쏟아진 찬사 외에도 의원들과 시민사회계에서도 지지 발언이 나왔다. 통합당 황보승희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 의원의 5분 발언에 전율이 느껴졌다”고 밝혔다. 같은 당 박수영 의원은 “우리나라 최고의 경제학자가 국회의원이 된 뒤 첫 본회의 발언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의원의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윤 의원의) 이 연설은 첫째, 비판이 합리적이고 둘째, 국민의 상당수가 가진 심정을 정서적으로 대변했다는 점”이라며 높게 평가했다.

이른바 ‘임대차 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의 시행 첫날인 31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앞. 뉴스1
이른바 ‘임대차 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의 시행 첫날인 31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앞. 뉴스1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윤 의원은 미 컬럼비아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KDI(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과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자문위원,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등을 지낸 경제 전문가다. 지난 4·15 총선을 앞두고 통합당에 영입돼 서울 서초갑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당 비대위 산하 경제혁신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the300]“이낙연 “열린우리당 함께 못한 아쉬움…’민주당원’ 아버지로 이어진 애착때문”

(부산=뉴스1) 여주연 기자 = 박주민(왼쪽부터), 이낙연,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31일 오후 부산MBC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초청토론회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2020.7.31/뉴스1
(부산=뉴스1) 여주연 기자 = 박주민(왼쪽부터), 이낙연,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31일 오후 부산MBC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초청토론회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2020.7.31/뉴스1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에 출마한 이낙연 의원이 17년 전 열린우리당 창당에 함께 하지못한 자신의 ‘약점’을 먼저 언급하며 “두고두고 아쉬움을 남기는 대목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31일 오후 부산 MBC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출연해 “당시 기존의 민주당에 남았던 건 아버지부터 이어진 민주당에 대한 애착과 지역 주민 생각때문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가치를 어떻게 이어가려 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지역주의를 깨기 위해 노력한 고 노무현 대통령의 가치를 기억한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대선) 후보시절 대변인으로 당선을 돕고, 취임사를 정리해드린 사람으로 영광으로도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다만 열린우리당의 창당과정을 함께 하지 못한 건 상당히 두고두고 아쉬움을 남기는 대목이다”고 먼저 밝혔다.

당시 이 의원은 야당인 새천년민주당에 남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민주당의원 중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김부겸 “예전 ‘노무현 정부 낙제·무능’ 발언” vs 이낙연 “당시 야당의 절박함”

김부겸 전 의원은 2006년 참여정부 시절 여당이던 ‘열린우리당’ 창당에 참여하지 않고 야당 원내대표를 선택했던 이 의원을 공격하기도 했다.

김 “2006년 (이 의원이) 새천년민주당 원내대표시절, 대정부질문에서 ‘노무현 정부는 낙제수준이다. 정권 담장자가 무능하고 미숙한 점이 문제다’고 평가했는데, 의원님 발언이 맞는가”라고 질문했다.

이낙연 의원이 “그럴겁니다”라고 하자 김 전 의원은 “대정부 질문을 참 무섭게 하셨다. 더 보니 ‘노무현 정부는 서민의 힘으로 태어났지만 군사정권보다 더 심한 반(反)서민정권이다’고 표현했는데, 당시 어떤 이유로 판단한거냐”고 되물었다.

이에 이 의원은 “당시 지니 계수를 포함해 빈부격차가 커지면서 그에 대한 저의 절박한 마음이 야당 원내대표로 표현됐다”고 해명했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주민·이낙연·김부겸(왼쪽부터) 후보가 31일 오후 부산 수영구 부산MBC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참가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7.31.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주민·이낙연·김부겸(왼쪽부터) 후보가 31일 오후 부산 수영구 부산MBC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참가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7.31. yulnetphoto@newsis.com


그러면서 “모든걸 그렇게 대척점에만 서있던 건 아니다”며 “열린우리당 창당이 잘 되기 바란다는 논평을 했고, 이해찬 총리 지명도 저는 ‘좋은 인사’라고 발언해 당내 눈총을 받았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이 “고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자 시절 대변인으로 취임사까지 쓴 분이 결국 정치적 위치에 따라 야당 원내대표로 독한 평가를 할 수 밖에 없는게 정치 아니겠느냐”며 “대선 다가오면 후보자들이 정권과 차별화하려는 시도로 (대통령과) 긴장 관계를 만들 여지가 있다고 우려한다”고 질문했다.이 의원은 “저는 문재인 대통령의 배려로 초대 국무총리를 했다. 재임중 뿐만 아니라 퇴임 이후도 저의 언동을 보시면 잘 아실 것”이라며 “더구나 같은 당에 몸담고 있고, 예전보다 저는 많이 성숙했다. 그럴 일 없다”고 일축했다.

정부 ‘임대차 2법’ 공포안 심의 의결
본회의 통과 하루 만에 즉시 시행
丁 총리 “부작용 있으면 적기 보완”
박관용 “과거 여당 후회 모습 답습”
임채정 “여야 합의로 정국 운영을”
여권서도 “협치해야” 의견들 나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청 을지로 민생현안회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청 을지로 민생현안회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는 31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 공포안을 심의·의결했다. ‘임대차 3법’ 중 세입자의 전·월세 계약 기간을 4년간 보장하고 전·월세 인상 폭을 5%로 제한하는 2법은 전날 국회를 통과한 지 불과 하루 만인 이날 즉시 시행에 들어갔다.

정 총리는 회의에서 “일각에서는 전월세 임대물량 감소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필요한 보완조치를 적기에 취하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여당이 국회에서 야당과의 충분한 논의와 심의를 통해 2법의 문제점을 사전에 걸러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정부가 추후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중대한 민생사안에 대해 사실상 ‘선 입법, 후 조치’를 시인한 셈이다.

176석의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 시작부터 ‘군사작전’을 하듯 ‘7·10 대책 후속 법안’을 속전속결로 일방처리한 데 대해 “의회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제1야당을 배제한 채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민생과 직결된 부동산 관련 법안을 강행처리했다는 점에서 ‘입법독재’라는 비판이 나온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한 지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의회가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정말 개탄스럽고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박 전 의장은 “(현 여당이) 과거 우리가 정치할 때 했던 후회(스러운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며 “다수당일수록 소수당 의견을 묻고 양보할 건 양보하고 타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통화에서 “예상되는 관련 부작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목소리와 의견을 듣는 절차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여권 내부에서도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열린우리당 출신의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통화에서 “시급한 과제는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는 본다”면서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여야 합의정치를 통해 정국을 운영하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좀 더 협치 또는 합의정치의 원칙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날 “다수결 폭력도 문제”라고 쓴소리를 했던 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통화에서 “국회가 혼자의 힘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며 “국회가 한쪽으로 가면 바람직하지 않다. (야당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걸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중진의원은 “초선들이 국회에서 보고 배우는 게 이런 모습이라 걱정이 된다. 앞으로 상대와 생각이 다르면 힘으로 밀어붙이려고 할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문제는 제동장치 없는 거여의 ‘입법 독주’가 비단 이번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당장 민주당은 4일 본회의를 열어 임대차 3법 중 나머지 하나인 전월세신고제를 비롯해 지금까지 상임위를 통과한 부동산 법안을 일괄처리할 방침이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김태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음(4일) 본회의에서 세법 등 남은 법안들도 통과시켜 입법을 완성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주택자 등에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는 종부세법과 법인세법, 소득세법 개정안 등이 처리 대상이다.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후속 3법’인 인사청문회법 개정안, 국회법 개정안 등도 본회의에 오른다. 하나같이 후폭풍이 상당한 쟁점법안들이다.

정부·여당은 권력구조 개편안 처리도 올해 정기국회에서 마무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향후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국정과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각종 입법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거여의 입법 독주가 지속되면 정치 불신이 가중되고 정당정치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여당이 수적 우세를 바탕으로 밀어붙이는 식으로 입법을 하면 정당정치 자체가 실종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민주당 폭주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판단이 지지율로 반영돼 나오면 밀어붙이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민주당에 표를 준 표심 대부분은 중도층일 텐데, 민주당이 야당과의 대화 대신 폭력적 방식을 보이면 부정적 평가가 나오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지난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 대상으로 실시)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지난주보다 1%포인트 하락한 44%로 나타났다. 지지도가 9주 연속 하락했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38%, 통합당 20%로 조사됐다. 양당 공히 전주 대비 3%포인트씩 떨어졌다. 반면 무당층은 23%에서 27%로 늘었다. 1, 2당에 대한 불신감 확산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헤엄 월북’ 20대 TOD 등에 찍혀
책임자 해병 2사단장 보직 해임

월북한 탈북민 김모씨의 월북 경로로 추정되는 강화군 월곶리 인근의 한 배수로 앞 초소가 인적 없이 조용하다. 뉴스1
월북한 탈북민 김모씨의 월북 경로로 추정되는 강화군 월곶리 인근의 한 배수로 앞 초소가 인적 없이 조용하다. 뉴스1

지난 18일 월북한 탈북민 김모(24)씨가 북한으로 헤엄쳐 넘어가는 과정에서 우리 군의 감시장비에 7차례에 걸쳐 포착됐지만 우리 군은 아무 조치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합동참모본부가 31일 발표한 현장 부대 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씨는 18일 오전 2시18분쯤 택시를 타고 인천 강화군 강화읍 월곳리 연미정 인근에 하차했다. 2시34분쯤 연미정 인근 배수로로 이동한 김씨는 2시46분쯤 한강에 입수했다고 합참은 확인했다. 한강에 입수한 김씨는 조류를 이용, 4시쯤 북한 황해북도 탄포에 도착했다.

김씨의 월북은 군 경계태세가 제대로 가동됐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김씨가 택시로 연미정에 도착했을 때, 200m 떨어져 있는 민통선 초소 근무자는 택시 불빛을 보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합참 관계자는 “평소에도 마을 주민들이 새벽 시간에 종종 택시를 이용하기에 특이하게 판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월북 과정에서 이용한 배수로에는 철근 장애물과 윤형 철조망이 있었으나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배수로는 1.84m(가로)×1.76m(세로) 크기로 안쪽에 철근 구조물 10개가 세로로 박혀 있고, 그 뒤에는 윤형 철조망이 있다. 하지만 낡고 훼손돼 사람이 빠져나갈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합참 관계자는 “배수로에 물이 무릎 높이 정도 차 있었다. 김씨가 철근 장애물을 절단하거나 훼손한 흔적은 없었고, 윤형 철조망은 빠져나갈 때 한쪽으로 밀어낸 흔적이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배수로에는 폐쇄회로(CC)TV도 없었고 하루 두 번씩 점검해야 하는 매뉴얼도 지켜지지 않았다.

김씨가 한강에 입수 후 북한 땅에 도착하는 과정은 군의 근거리·중거리 감시카메라 5회, 열상감시장비(TOD) 2회를 합쳐 7차례 포착됐다. 특히 TOD에는 김씨가 북한 지역 도착 후 육지로 올라가는 장면과 걸어가는 모습도 잡혔다.

합참 관계자는 “상륙하는 장면은 2초 정도로 잠깐 나왔고, 그 시간대에는 마을로 이동하는 모습이 가끔 보였기 때문에 김씨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나중에) 군 감시장비 전문가가 녹화영상을 반복 확인해 부유물 속에서 해당 부분을 식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부대가 감시장비 녹화 영상을 하루 단위로 재확인하면서 특이사항을 점검했다면 북한 발표 전 월북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장비 운영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참은 재발 방지를 위해 민간인 접근이 가능한 철책 후방 지역을 일제 점검하고, 기동 순찰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전 부대 수문과 배수로를 일제 점검하기로 했다.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물어 수도군단장과 해병대사령관은 엄중 경고, 해당 지역을 책임진 해병 2사단장은 보직 해임 조치했다.

김씨의 월북 경로로 추정되는 강화군 월곶리 인근의 한 배수로의 내부 모습이 보이고 있다. 뉴스1
김씨의 월북 경로로 추정되는 강화군 월곶리 인근의 한 배수로의 내부 모습이 보이고 있다. 뉴스1

하지만 군의 조치가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강원 삼척 북한 목선 입항과 지난 5월 충남 태안 보트 밀입국 사건 당시에도 군은 경계태세 보완책을 내놓았지만, 김씨의 월북을 막지 못했다. 경계 지휘 책임이 있는 남영신 육군 지상작전사령관이 징계 대상에서 제외된 것도 논란거리다. 강화도 월곳리 일대 작전통제 및 지휘체계는 해병 2사단→육군 수도군단→지상작전사령부다. 지난해 목선 입항 당시에는 합참의장과 지상작전사령관, 해군작전사령관까지 경고를 받았다.

이날 경찰청은 탈북민 관리와 사건 처리 등이 미흡했다며 경기 김포경찰서장을 대기 발령했다고 밝혔다. 월북한 김씨는 탈북한 지 5년이 안 돼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김씨를 담당하던 김포서는 그를 성폭행 혐의로 수사 중임에도 그가 월북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경찰은 그가 월북한 뒤인 20일 출국금지 조치했고, 2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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